'단 한 그루 꽃나무'인데 집안에 온통 꽃향기다.

조두진 연작소설집, 『365번째 편지』, 이정서재, 212쪽/ 15,000원

 조두진 소설가는 말한다. "첫눈에 반한다." 남녀의 사랑에 대해 흔히 하는 말이라고. 나는 사람이 첫눈에 반하는 까닭, 그러니까 특정 사람을 보았을 때 사랑 호르몬이 분비되는 까닭을 '연인 자신들은 비록 자각하지 못하지만, 두 사람이 오랜 세월 서로를 찾고 기다려 왔기 때문' 이라고 생각한다, 라고.

 이 소설은 그러한 사랑에 대한 이야기다. 그러나 동시에 오랜 세월 찾아 헤매던 사람이더라도, 내가 찾던 사람이 아닐 수 있음을 깨닫는 순간 역시 이야기한다.

 조두진은 이번 소설을 통해 사랑을 얻었느냐, 얻지 못했느냐는 중요하지 않음을 역설한다. '사랑한다고 말하는 것은 무엇이고, 그 말을 하지 못하는 것은 또 무엇일까요.'(이치카中) 라는 말처럼 결과나 방향이 아닌 사랑이라는 순간 그 자체를, 그리고 그 순간 속에서 끊임없이 흔들리고 변화하는 삶 자체를 조명하는 것이다.